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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 록웰 감독, 작품세계, 미장센 해석, 감독 인터뷰

by 오롯한 세상 2025. 4. 26.

A.V. 록웰 감독은 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흑인 여성 감독으로, 자신만의 진실된 시선으로 도심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영화계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그녀의 대표작인'A Thousand and One'은 그 자체로 그녀의 세계관을 오롯이 담아낸 작품이다. 이 영화는 단순한 가족 드라마를 넘어, 도시 재개발과 정체성, 소속감,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탐색하는 사회적 주제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특히 흑인 여성으로서 그녀가 바라본 뉴욕이라는 공간은 다층적인 의미를 지니며, 기존의 시각들과는 다른 감각적이고도 현실적인 시선을 전달한다.

A.V. Rockwell

브루클린의 삶과 정체성 - 록웰의 작품세계

록웰 감독은 브루클린에서 태어나고 자란 경험을 영화에 그대로 녹여낸다. 그녀는 도시의 소음, 거리의 공기, 벽돌 건물의 질감까지도 스크린에 담아내며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한다.'A Thousand and One'에서 중심이 되는 인물 '이네즈'는 감옥에서 출소한 후 아들을 데리고 다시 삶을 시작하려는 여성이다. 이네즈의 이야기는 곧 록웰 자신의 성장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감독은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사라지는 도시를 느꼈다. 내가 사랑했던 장소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낯선 것들이 들어오는 과정을 지켜보았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영화는 단순히 과거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의 위태로운 감정을 담는다. 특히 그녀는 흑인 커뮤니티가 겪는 정체성의 위기와 그 안에서 개인이 느끼는 분리감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도시 재개발, 젠트리피케이션, 사회적 배제와 같은 현실적 문제와 맞닿아 있으며, 그 감정의 진폭은 극 중 인물의 눈빛과 정적인 카메라 워크로 깊이 전달된다.

'A Thousand and One'의 구조와 미장센 해석

'A Thousand and One'은 영화적 구조와 시각적 표현에서 굉장히 치밀한 설계를 보여준다. 영화는 세 시기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1994년, 2001년, 2005년. 각 시기는 이네즈와 아들 테리의 관계를 중심으로 변화하는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록웰 감독은 이 시기 구분을 통해 캐릭터와 도시의 변화를 병렬적으로 전개하며, 개인사와 도시사가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드러낸다. 특히 눈에 띄는 미장센 요소는 카메라의 거리감이다. 감독은 인물에게 과도하게 접근하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관찰자의 시점으로 인물들을 바라본다. 이 방식은 관객이 인물에게 과몰입하기보다는, 그들의 삶을 응시하고 해석하게끔 만든다. 또한 도시의 변화가 인물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풍경과 인물의 배치를 통해 시각적으로 암시한다. 실제로 테리가 성장하며 느끼는 혼란은 점점 모노톤화되는 뉴욕의 색감 변화와 겹쳐지며, 정체성의 혼란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이러한 연출은 록웰이 뉴욕이라는 도시를 단순한 배경이 아닌 '캐릭터'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녀는 도시를 말하게 만들고, 그것이 인물의 내면과 상호작용하게끔 유도한다.

감독 인터뷰와 비하인드 스토리

A.V. 록웰 감독은 선댄스 영화제에서의 수상 직후 인터뷰를 통해 '이 영화는 나와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에 대한 러브레터'라고 표현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관계, 그리고 주변 커뮤니티의 붕괴를 지켜본 경험이 이 작품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네즈라는 캐릭터는 그녀가 알고 있었던 여러 실제 여성들의 성격을 결합해 창조한 인물이라고 한다. 이 인물이 직면하는 선택들, 예를 들어 아들을 위해 불법적인 선택을 하는 장면들은 도덕적 딜레마를 넘어선 인간 본연의 생존 본능을 보여준다. 또한 이 작품은 2023년 선댄스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고, 이후 인터뷰에서도 많은 이들이 '왜 이렇게 오랜 시간 이런 시선의 영화가 나오지 않았는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비하인드 스토리로는, 극 중 어린 테리 역할을 맡은 배우를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한다. 감독은 실제로 뉴욕 공립학교를 순회하며 아역 배우를 직접 찾아 나섰고, 대사보다는 표정과 눈빛에서 감정을 읽을 수 있는 배우를 원했다고 한다. 이는 그녀가 영화에서 얼마나 진정성을 중시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A.V. 록웰 감독은 단순히 흑인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정체성을 통해 세계를 해석하고, 그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감정을 조명한다. 그녀의 작품은 하나의 경험으로서 깊은 울림을 주며, 특히 도시 속에서 잊혀져 가는 개인의 목소리를 되찾아준다. 앞으로 그녀가 선보일 작품들이 또 어떤 방식으로 도시와 사람을 연결할지 기대된다. 그녀의 시선은 단순히 예술적 접근이 아닌, 사회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관객은 그 시선을 통해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